2024년 1월 26일, 드디어 클레이튼(Klaytn)과 핀시아(Finschia)의 통합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드래곤(PDT)" 제안의 거버넌스 투표가 시작되었습니다.
투표가 있기 하루 전, 핀시아 재단에서는 지난 19일 치뤄진 AMA에서의 약속대로 통합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FNSA:PDT의 교환비 및 생태계 기여자 보상 미비 -> 온체인 기여자 보상 8,000만 PDT
2. 통합 후 KLAY와 FNSA의 공급량 차이로 인한 유저 거버넌스 차이 -> 최대 4,000만 PDT를 핀시아 거버넌스 3개 참가사에 지원함.
3. Dapp 마이그레이션 등 통합에 따른 비용 지출 지원 없음 -> 총 2,500만 PDT를 마이그레이션 비용 및 Dapp유저들을 위한 리텐션 지원.
19일에 치뤄진 AMA에서 버그홀측의 질의 내용과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는" 보입니다.
다만, 실제로 발표된 수치들을 대입한 결과에 대해서 핀시아의 홀더들은 대부분 낙담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온체인 기여자 보상인 8천만 PDT를 핀시아의 공급량에 따라 계산해보면, 현재 핀시아 노드에 스테이킹한 홀더에게만 약 1:168의 교환비가 적용된다고 합니다. 종전 기획기사에서 보여드렸던 핀시아 홀더들의 의견에 다소 교환비가 상향되긴 했습니다만, "두 배라도 안된다"라는 의견에는 상당히 못미치는 교환비입니다.
굳갱랩스의 디스코드 발표에 따르면, 개정안을 통해 밝혀진 마이그레이션 등 통합 총 비용인 2,500만 PDT 중 1,500만 PDT를 굳갱이 확보하였다고 합니다. 굳갱은 디스코드를 통해서 16일 통합 제안 발표 이후 줄곧 커뮤니티의 의사를 반영해 "강력한 반대"라고 밝혀왔습니다만, 이러한 재원 확보 이후에는 돌연 "통합 찬성"의견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개정안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FNSA 홀더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기조가 디스코드에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26일부터 치뤄질 거버넌스 투표는 부결될 것으로 비춰졌습니다.
하지만, 굳갱랩스(GoodGang Labs)의 갑작스러운 찬성 의견 발표 이후 분위기는 삽시간에 바뀌었습니다. 이를 시간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월 16일 ~ 1월 18일, 강력한 반대 의사 표시
위 첨부한 사진과 같이, 굳갱랩스의 대표는 디스코드에서 커뮤니티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강력한 반대"임을 알렸고, 이후 프로포절의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면 비어갱 커뮤니티와 논의 및 의견 수렴 후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 1월 19일, 커뮤니티 의견을 적극 반영할 것이지만?
1월 18일에도 밝혔듯이, 굳갱랩스의 대표는 "프로포절 업데이트 시, 커뮤니티의 의견 듣고, 내부 논의 후 의사 결정을 할 예정이다. 팀과 커뮤니티의 의사 결정이 다르다면, 재단에 요청하여 굳갱노드에 FNSA를 예치한 스테이커들이 다른 노드로 재예치할 시간을 확보할 것이며, 재단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비어갱 홀더 전체 투표를 통해 의사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19일에는 이를 다시 한번 언급하였으나, 그 이후의 발언이 다소 모호합니다. "굳갱랩스는 현재 DAO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리드하는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라는 굳갱랩스 대표의 말은, 마치 "최종 선택권은 커뮤니티가 아닌 우리에게 있다."라고 통보하는 어조로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팀과 커뮤니티 간의 의견 차이가 발생한다면, 스테이커들의 언스테이킹 기간을 확보할 예정이며, 기간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전체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사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3. 1월 25일, 돌연 "찬성"의견 발표
1월 25일, 굳갱랩스 대표는 돌연 통합 건에 대한 "찬성" 의견을 밝혔습니다. 투표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이 발표에 대해 핀시아 홀더들은 대단히 황당하다는 분위기입니다. 찬성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굳갱랩스와 커뮤니티를 위한 마이그레이션 재원 한화 약 37억 원(1500만 PDT)을 확보하였습니다. 또한 금번 통합 건에 대한 굳갱랩스의 의견을 지지해주신 굳갱랩스 노드 스테이커, 비어갱 홀더 등을 포함한 커뮤니티를 위한 보상 및 프로젝트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해당 재원의 70%를 사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둘째, 글로벌 경쟁과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 "판을 키워야 한다"는 양 재단의 의견에 공감하였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핀시아 홀더나 클레이튼 홀더나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핀시아 홀더 전체의 의견이 "반대"인 상황에, "굳갱과 커뮤니티는 재원을 약속받았으니까"라는 이유로 의견을 뒤집은 것은 핀시아 홀더 전체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일종의 배덕한 행위로 비춰지지 않나 싶습니다. 약 37억원 상당의 재원 중 70%는 커뮤니티에 사용하겠다고 하였지만, 그렇다면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약 12억원은 "찬성"하였다는 발표만으로 굳갱랩스가 가져가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26일 추가적으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굳갱랩스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스테이커들은 "언스테이킹"할 시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만, 실제로 반대의견을 가진 홀더들은 굳갱랩스의 노드에서 나와 26일 금일 오전 8시까지 네오핀 월렛으로 물량을 옮겨 투표권을 받은 뒤 투표를 진행했어야 하지만, FNSA의 언스테이킹에 7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투표권 행사가 불가능해졌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네오핀 노드로 Redelegation한 후, 네오핀의 투표 결과를 기대하는 일밖에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굳갱랩스의 발표 내용에는 "굳갱랩스의 노드 스테이커에게 일정 재원을 분배한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만, LINE측에서 운영중인 DOSI 노드에서도 금일 예치 이벤트를 실시했습니다.
19일 AMA에서 이뤄진 "부결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아마도 어제(25일)까지는 핀시아 홀더 모두 "자연스럽게 부결되거나, 핀시아 홀더 전체를 위한 개정안이 나올 것이다."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마치 드라마처럼 개정안은 "전체가 아닌 표를 위한 개정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의 한 핀시아 홀더는 "투자하고 있던 회사가 성장해 큰 기업과 합병하는 것은 무척 기쁜 일이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을 도운 투자자에게 돌아갈 이익을 다른 곳에 돌린다면, 앞으로 누가 그 회사에 투자하고 기대할 것인가?"라며 아쉬운 소회를 남겼습니다.
이로써 "프로젝트 드래곤"은 통합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Web3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역시나 통합으로 인한 EVM 생태계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기대가 되긴 합니다만, 통합의 과정에서 이렇게 여러가지 수단이 난무하고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는 과정이 포함되는 것은 다소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차주 금요일인 2월 2일, 프로젝트 드래곤으로의 통합 투표 결과를 두고 보도록 하겠습니다.